디카 제조사, '발색 조절기능'에 주목하다
2016.02.11 16:19:26
[미디어잇 차주경] 디지털카메라 제조사들이 ‘발색 조절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채도를 강조하거나 없애는 기본적인 기능에서부터 기존 은염 필름의 색상을 재현하는 기능, 나아가 사진 색상을 사용자가 직접 변경해 카메라에 저장하는 기능까지 등장했다.
원색을 강조하는 비비드, 채도를 없애는 흑백 모드 등이 디지털카메라 시장 초창기부터 애용되던 발색 조절기능이다. 나아가 디지털카메라 제조사들은 인물, 풍경, 야경 등 다양한 촬영 환경에 맞도록 색상을 조절하는 커스텀 색상 기능을 카메라에 추가했다. 사진 인구가 늘고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지자, 이들은 디지털카메라의 기계 성능보다 색상 및 화질 관련 기능에 주목했다. 이에 제조사는 색상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이 부문에서는 올림푸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림푸스는 시장 초창기, 미러리스 카메라 PEN 시리즈와 함께 ‘아트 필터’를 발표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화면을 부드럽게 묘사하는 소프트 포커스, 강한 인상의 드라마틱 아트 등 복잡한 후보정 효과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올림푸스는 또한 컬러 및 흑백 사진의 색상과 특수 효과를 사용자가 자유롭게 조절, 카메라에 저장하는 ‘프로필 콘트롤’ 기능을 PEN-F에 추가했다.
후지필름 ‘필름 시뮬레이션’도 그 좋은 예다. 이 기능은 아스티아, 벨비아 등 후지필름 베스트셀러은염 필름의 발색을 재현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후지필름은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X-Pro2에 클래식 크롬, 아크로스 등 필름 시뮬레이션을 추가하는 한편, 흑백 애호가들을 위해 컬러 필터를 강화하고 필름 입자감 재현 기능도 적용했다.
소니는 디지털카메라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진 표현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소니 미러리스 및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에 ‘플레이메모리즈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각종 특수효과 및 발색 조절기능이 추가된다. 니콘, 캐논도 자사 DSLR 카메라에 발색 조절기능 및 각종 후보정 필터를 제공한다.
업계는 이제 성능이 아닌 화질 경쟁에 나설 때라고 밝힌다. 카메라의 용도는 사진을 찍는 것이므로, 기계 성능은 물론 더욱 다양한 색상 표현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논리다. 소비자들도 기계 성능보다는 발색 조절기능 향상을 선호하고 있다. 기계 성능은 제조사 간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높아졌지만, 발색은 제품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색 조절기능은 디지털카메라에 개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사진 세계를 넓혀준다. 특히 은염 필름 특유의 발색과 입자감을 재현하는 기능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독창적인 사진 세계를 갖고 싶다면, 발색 조절 기능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