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인공지능의 만남, 소셜로봇 시대 접어들었다
2016.02.11 00:17:27
[미디어잇 유진상] 로봇의 발전이 눈부시다. 단순히 산업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사람과 대화하고 교감할 수 있는 이른바 ‘소셜로봇(Social Robot)’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VC)인 페녹스는 최근 ‘2016년 8대 투자 관심 분야’를 발표하면서 우선적으로 소셜로봇을 꼽았다. 또 로봇 전문매체인 ‘로보틱스 비즈니스 리뷰(RBR)’는 올해 로봇 분야 5대 예측 전망자료를 통해 AI와 로봇의 적용분야가 확대되고 가정으로 로봇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셜로봇’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소셜로봇은 가정용 로봇으로 겉모양은 로봇의 형태지만, 인간과 정서적으로 소통하고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로봇을 말한다. 산업용 로봇에 비해 아직은 시장 규모가 작지만 인공지능과 결합하면서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노인 인구와 1인 가구의 증가라는 사회적 환경 변화 때문이다. 음성인식, 감정 표현 등의 기능을 탑재한 소셜로봇은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심리상태 패턴을 분석해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감성적 교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노인들의 경우 로봇들이 옆에서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잊기 쉬운 복약시간이나 방법 등을 가르쳐 준다.
소셜로봇은 향후 헬스케어 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스타트업 ‘카탈리아 헬스’는 마부(Mabu)라는 생활습관병 환자를 위한 의료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대화를 통해 환자 상태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병원이나 약국과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가 소셜로봇 시장 상용화의 원년으로 평가된다”면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결합으로 인해 소셜로봇은 보다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의 가정용 로봇 ‘지보’
지보(Jibo)는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가정용 로봇이다. 지난 2014년 등장한 지보는 올해 3월을 전후해 사전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상용화될 예정으로 소셜로봇 시장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전면에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해 가족 구성원 모두의 얼굴을 인식하고 트래킹한다. 또 음성 명령으로 움직이며 집안 통신기기와 연동돼 TV 채널이나 컴퓨터 설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지보가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인공지능은 물론, 인지능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보사의 홍보영상을 보면, 인공지능을 지닌 지보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진 촬영 등을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을 찍어달라는 명령에 지보는 자동으로 인물들을 추적하며 사진을 찍어준다. 또 자연스러운 음성인식과 대화기능은 이전 로봇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장점으로 꼽힌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지보는 수많은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벤처투자와 LG유플러스가 참여했으며, LG유플러스의 경우 200만 달러의 지분을 투자했다.
감정을 읽는 ‘페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과 프랑스의 안데바란 로보틱스가 개발한 ‘페퍼(Pepper)’는 감정을 읽는 가정용 로봇으로 통한다. 마이크와 카메라, 3D센서, 터치센서, 음파센서, 레이저센서, 자이로스코프 등의 기능을 탑재해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다. 또 페퍼는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20개의 모터와 액추레이터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선보인다.
페퍼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의 감정 상태를 파악한다는 점이다. 고성능 카메라와 마이크, 센서 등으로 사람의 표정과 음성, 제스쳐 등을 인식하고 분석할 수 있다. 특히 페퍼는 이번 CES2016에서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보다 자연스럽게 인간과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소셜로봇이 올해 상용화되고 난 후 점차 특정 질병 환자를 위한 의료 로봇으로 발전해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