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뜰만한 IT제품 10선] ⑨ 롤리키보드
2016.02.10 10:31:34
G마켓과 11번가 등 온라인상거래 사이트는 지난해 12월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를 가지고 있는 20대 대학생 자녀에게 선물하면 '센스 있는 부모'로 인정받는 선물로 LG전자의 '롤리키보드'를 꼽았다.
롤리키보드는 돌돌 말아서 가지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무선으로 태블릿PC에 연결해 쓰는 제품이다. 터치스크린의 조그만 자판을 눌러서 문서를 작성하려면 오타가 자주 나는데 이럴 때 입력하기 편리한 미니 키보드다. 주변기기로는 드물게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와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롤리키보드와 같은 주변기기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메뚜기족’이 늘면서 각광받고 있다. 주변 카페만 들어서도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노트북 PC로 업무를 보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노트북 PC도 거추장스러운 시대다. 1.5미터(m)에 달하는 전원 코드와 전용 가방을 챙겨야하고 와이파이가 안되는 지역에선 무선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에그 등 준비물이 필요하다.
롤리키보드는 ‘돌돌 말다(roll)’라는 영어 단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름처럼 김밥을 말듯 4단으로 접히는 게 특징이다. 다 접으면 여성들이 들고 다니는 부채만한 크기로,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다. 롤리키보드를 펼치면 전원이 들어오고, 접으면 전원이 꺼진다. 별도의 전원 버튼은 없다. 휴대성 만큼은 써본 무선 키보드 중 가장 좋았다. 또 접었을 때 키보드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 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파우치(작은 가방)도 필요하지 않다.
롤리키보드의 키는 4단으로 구성됐다. 스페이스바와 옵션, 커맨드 등의 키가 맨 아랫단에 있고, 나머지 3단은 자음, 모음 키로 배열됐다. 숫자와 특수기호는 기능키(fn)를 이용하면 된다. 모바일 기기와 롤리키보드를 연동하려면 fn키와 페어(Pair) 버튼을 동시에 2초간 누르면 된다.
롤리키보드의 키감은 노트북 PC와 별다른 차이점이 없었다. 롤리키보드는 노트북 PC에 쓰이는 ‘펜타그래프’ 방식으로 제조됐다. 경쾌한 키감을 주진 못하지만, 초박형 디자인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내구성은 예상보다는 좋았다. 키보드의 단마다 이음새가 생각보다 약하지는 않아, 일상적인 수준의 힘에는 부러지지 않을 것 같았다. 다만 모바일 기기를 올려놓는 용도로 내장된 거치대는 이음매가 약했다. 롤리키보드는 ‘AAA’ 배터리 한개로 가동된다.
롤리키보드는 디자인 측면에서 성공한 제품이다. 4단 접이식은 획기적이었고, 실용성도 일부 갖췄다. LG전자 제품에 회의적이었던 이용자들이 다시 LG전자를 돌아보게끔 한 제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롤리키보드는 LG전자의 팬을 양성하는 사례로도 꼽힌다. 롤리키보드 광고는 국내 TV CF 전문 사이트 ‘TVCF’에서 지난달 25일 기준 ‘베스트CF’ 1위에 선정됐다. 롤리키보드는 중고 거래 시장에서도 5만~8만원대에 거래되는데, 대부분 매물은 올라오는 당일 내로 팔리고 있다.
한동희 기자 dwis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