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세계 최초 '5G' 선점에 고삐 죈다
2016.02.15 16:50:19
[미디어잇 최재필] 국내 이통사들이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속도가 약 250배 이상 빠른 '5G'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5G'는 빠른 통신 속도의 가치는 물론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홀로그램(hologram) 등 다양한 응용 서비스 창출로 이어지는 미래 먹거리 ‘종합선물세트’와도 같다. 이에 이통사들은 오는 2020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KT "2018년 평창 '5G 올림픽' 준비 이상無"
KT가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5G 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020년 상용화에 앞서 5G 시범 서비스를 완벽히 구현해 내는 게 회사의 1차 목표다. 이를 통해 아직 결정되지 않은 '5G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우선 KT는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평창지역에 약 3만5000개의 유선 통신라인을 설치하고 최대 25만 여대의 단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무선 통신망을 구축한다. 이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보다 2배 이상의 규모로, 전 세계 100여개국이 참여하는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이용자들의 원활한 통신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5G' 서비스는 최소 20Gbps 속도를 구현하게 된다. 이는 LTE보다 250배 빠른 속도다. 현재까지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통신망 작업은 30%까지 완료된 상태다. KT는 올해 말까지 나머지 70% 통신망 구축 작업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KT는 20Gbps 속도를 구현하는 5G 서비스를 통해 현장의 생동감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실감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림픽 경기 시청자는 '싱크뷰' 서비스를 통해 선수가 바라보는 시점으로 중계 화면을 선택할 수 있다.
선수의 헬멧에 장착된 16g짜리 초소형카메라(이동통신 모듈을 탑재)를 통해 경기 장면이 촬영되고, 촬영된 영상이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이다. 시속 50km를 넘나드는 스피드 스케이팅부터 시속 150km를 능가하는 봅슬레이까지 경기장에서 선수가 체감하는 빠른 속도를 영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아울러 스키 점프 선수가 뛰어오르는 모습을 시청자가 원하는 방향, 원하는 각도에서 관람할 수 있는 '360° VR' 서비스도 제공되며, 이제 막 메달을 목에 건 태극 전사들이 순간이동 돼 시청자 눈앞에서 인터뷰하는 '홀로그램 라이브' 서비스도 현실화된다.
경기장 내 테러 위협도 '5G' 서비스를 통해 일부 해소된다. KT는 '5G 세이프티'라는 서비스를 통해 드론으로 촬영한 실시간 영상정보를 관제센터에 전송, 사전에 등록되지 않았거나 수상한 행동을 하는 인물을 포착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
KT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올림픽 주관 통신사업자로서 대외 통신망을 완벽하게 구축, 운용하는 것"이라며 "시스템, 단말, 칩 등은 여러 글로벌 벤더들과 함께 공동 규격을 갖고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T, MWC 2016서 '5G' 기술 뽐낸다
SK텔레콤은 오는 22일(현지시각)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 '5G' 핵심 기술을 선보인다.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한데 모이는 MWC 현장을 자사의 '5G' 기술을 뽐낼 수 있는 무대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MWC 2016 개막 당일 자사 전시관에서 20Gbps 속도를 시연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한 5G 최소 충족 기준인 20Gbps 속도를 세계 최초로 시연함으로써, 5G 경쟁의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5G' 응용 기술 시연에도 나선다. SK텔레콤은 제3전시홀(메인홀)에 604㎡ 규모의 부스를 마련해 360도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홀로그램 실감 통신 기술'을 시연한다. 또 주방 조리대 위에 접시나 재료를 올려두면 요리법이 자동으로 제공되는 '매직 테이블'도 함께 선보인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분당 소재 종합기술원에서 5G 전초기지로 활용할 '5G 글로벌 혁신센터' 문을 열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센터는 ▲5G 기술연구·개발을 위한 '5G 테스트베드' ▲미래형 서비스와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가상체험공간' ▲생태계 활성화와 동반성장을 위한 'T오픈랩' 등 세 공간으로 구성됐다.
혁신센터 내에는 5G 기술을 접목한 의료시스템, 로봇, 테이블탑 SW 플랫폼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테스트베드와 가상체험 공간을 모두 포함한 5G 혁신센터가 구축된 것은 전무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자사는 차세대 플랫폼 혁신을 이끌 완벽한 인프라로서 유·무선을 아우르는 혁신적 5G 네트워크 구축에 앞장설 계획"이라며 "제2의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신화가 5G에서 다시 한 번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물러설 곳 없는' LGU+, '5G' 선점에 사활 건다
LG유플러스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선통신 3위 사업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LG유플러스에게 '5G' 세계 최초 상용화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회심의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자사 상암 사옥에 '5G 기술시험센터'를 구축했다. 5G 상용망 테스트 시연은 물론, 국내·외 장비업체와 공동 연구 개발을 진행할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5G 기술시험센터는 ▲5G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한 '5G 개발 연구실' ▲개발된 장비의 상용망 적용을 위한 '5G 테스트베드 룸' ▲5G 기술에 대한 설명 및 시연을 위한 '5G 체험관' 등 세 공간으로 활용된다.
센터는 인공지능 로봇, 자율 주행 차량, 드론, 웨어러블, 센서 등 여러 가지 유형의 5G 기반 서비스들을 연결하고 진화시키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자와의 협력도 활발하다. LG유플러스는 5G 기술 표준 선점을 위해 중국 화웨이와 머리를 맞댔다. 양사는 오는 2020년 본격화되는 5G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기술, 장비 개발, 새로운 네트워크 솔루션 등 총체적 네트워크 전반에 대한 공동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또 양사는 지난해 7월 5G 핵심 기술인 '매시브 MIMO' 시연에 성공하기도 했다. 매시브 MIMO는 단일 기지국 장비에 수백 개 이상의 LTE 안테나를 장착할 수 있고, 다수의 사용자에게 동시에 데이터를 전달해 LTE 대비 최대 1000배 이상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업체들과의 5G 관련 협력은 물론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가상화 기반 네트워크(NFV), 4x4 MIMO 등 선행 기술을 시연하는 등 5G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필 기자 mobilecho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