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실적, 모바일 흥행작 여부에 희비 엇갈려
2016.02.15 15:49:10
[미디어잇 박철현] 작년 국내 게임 업계는 모바일 게임 흥행작이 있는 회사와 없는 회사로 구분돼 명암이 엇갈렸다. 모바일 게임 성적에 따라 회사 실적 차이가 벌어졌다.
전통의 게임 강호 엔씨소프트는 신작이 없던 탓에 8383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1000억원을 넘어선 기업 중 컴투스가 급성장하며 4335억원을 기록했고, 뒤를 이어 웹젠이 24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네오위즈게임즈가 1901억원을, 게임빌이 1523억원,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126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 흥행에 실적 차이 벌어져
작년부터 모바일 게임이 시장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신작 모바일 게임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졌다. 모바일 게임 성공을 거둔 기업의 실적이 크게 올랐다. 특히 글로벌에서 인기를 거둔 게임은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넥슨은 작년 매출 1902억6300만엔(약 1조8086억원), 영업이익 622억9000만엔(약 5921억원), 순이익 551억3200만엔(약 52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 10%, 영업이익 37%, 순이익 88% 모두 상승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성장 지표가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도미네이션즈’와 ‘HIT(히트)’ 등의 성공으로 모바일게임에서 성과를 거뒀다. 넥슨의 작년 모바일 부문 매출만 419억9200만엔(3992억원)을 기록했다.
다수의 인기 모바일 게임을 보유한 넷마블게임즈는 작년 최고의 실적 상승을 올린 기업이다. 출시한 기존 모바일 게임과 신작 모바일 게임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의 2015년 매출은 전년 대비 86% 성장한 1조72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2253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의 실적 호조는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몬스터길들이기’ 등 장수 인기게임의 지속적 인기와 ‘레이븐’, ‘이데아’, ‘백발백중’ 등 신작 흥행이 주효했다. 여기에 ‘마블 퓨처파이트’,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이 글로벌 매출에 큰 역할을 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작년 신작이 없었던 엔씨소프트는 매출이 제자리에 머물렀다. 모바일 게임이 없어서다. 그래도 모바일 게임이 주를 이루는 시장에서 온라인 게임만으로 작년과 비슷한 성과를 이어간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 회사는 리니지와 블레이드&소울 등이 호조를 보이며 성과를 냈다. 다만 글로벌 성과는 줄어들며 전년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게 됐다.
전통 모바일 게임만을 서비스하며 한우물만 판 컴투스는 급성장했다. 이 회사 2015년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4335억원, 영업이익 1659억원, 당기순이익 125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85%, 영업이익 64%, 당기순이익 59% 모두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서머너즈워'의 글로벌 성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컴투스가 자체 개발한 서머너즈워는 세계 최대 모바일 게임 시장인 미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전 세계 각국에서 고른 인기를 얻으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컴투스는 작년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111% 증가한 3634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웹젠은 뮤 오리진 모바일 게임 흥행에 힘입어 성과를 냈다. 2015년 연간실적 결산 결과 영업수익 2422억원(게임 매출 2419억원), 영업이익 747억원, 당기순이익 6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영업수익이 230%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425%,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14% 오른 수치다.
웹젠의 실적 상승은 ‘뮤 오리진’ 흥행으로 대표되는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 제휴사업의 성공 때문. ‘뮤 오리진’ 및 ‘뮤 온라인’ 등 ‘뮤(MU)’ 브랜드의 국내외 IP사업을 모두 포함하는 ‘뮤’의 매출이 국내외 실적을 모두 끌어올렸다.
모바일 게임 흥행이 부진했던 기업들은 실적이 좋지 않았다. 게임빌은 매출 1523억원, 영업이익 32억원, 당기순이익 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5% 소폭 성장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1.5%, 12.7% 감소했다.
네오위즈게임즈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역시 손실을 기록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5년 실적 결과, 매출 1901억원, 영업이익 158억원, 당기순손실 219억원을 기록했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액 1266억원, 영업손실 117억원, 당기순손실 1243억원을 기록하며, 모바일 게임 흥행작 배출을 못 한 것이 영향을 줬다.
모바일부터 온라인까지…신작 글로벌 공략 시동
작년 희비가 엇갈린 실적을 토대로 각 게임 기업들은 올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성과를 낼 계획이다. 특히 대세인 모바일 게임 개발에 집중하면서 온라인 게임을 개발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아 성과를 낼 방침이다.
넥슨은 모바일게임과 PC온라인 플랫폼에 아우르는 라인업을 구축해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서든어택2’와 ‘니드포스피드 엣지’, ‘하이퍼유니버스’ 등 PC온라인게임과 ‘야생의 땅: 듀랑고’, ‘삼국지조조전 온라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가칭)’, ‘메이플스토리M’ 등을 내세웠다. 라인업으로 공개된 게임만 20종 이상이다.
넷마블은 모바일 신작에 집중한다. 올해 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액션 RPG 'KON(Knights of Night)'을 비롯해 '리니지2'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프로젝트S', 전 세계 2억명의 이용자들이 즐긴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한 '스톤에이지 비긴즈(가칭)', 디즈니 IP를 활용한 '모두의마블 디즈니(가칭)' 등의 신작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어느 해보다 많은 신작 출시해 작년 조용했던 모습을 벗어난다. 게임 플랫폼은 온라인과 모바일이다. 먼저 온라인게임 MXM을 상반기 CBT(한국·일본·대만), 하반기 출시(OBT)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모바일 게임은 블레이드&소울(블소) 모바일을 1분기 중국에 출시하고,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기반 모바일게임 상반기 테스트, 하반기 출시를 내세웠다. 또 퍼블리싱 모바일게임 상반기 1종, 2~3분기 1종 출시를,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모바일게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컴투스 역시 서머너즈워를 잇는 차기작 발굴에 나선다. 이미 지난 1월 출시한 글로벌 기대작 ‘원더택틱스’를 비롯해 ‘라스트오디세이’, '이노티아' 등 약 5종의 RPG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홈런배틀3’, ‘9이닝스3D’, ’프로젝트G2’, '아트디텍티브' 등 스포츠 및 캐주얼 장르의 다양한 게임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추가적인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웹젠은 IP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그동안 쌓아온 게임퍼블리싱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국내외에서 글로벌 버전 ‘뮤 오리진’ / 모바일골프게임 ‘샷온라인 M’/ 모바일RPG ‘(가칭)프로젝트R’/ 모바일RPG ‘(가칭)서모너즈사가M’ 등을 비롯한 다수의 게임들을 퍼블리싱한다. 이들 중 최소 3개 이상의 게임을 상반기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대작 MMORPG ‘블레스’를 필두로 사업을 전개한다. 중국, 대만에 이어 북미, 유럽, 러시아 등과도 블레스 퍼블리싱 계약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모바일 게임을 출시해 성과를 낸다. 특히 인기 웹툰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과 국민게임으로 자리 잡았던 리듬게임 ‘탭소닉’의 정식 후속작 ‘탭소닉2’, 스포츠, RPG 등 다양한 장르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빌은 동화풍의 감성 일러스트와 실시간 플레이가 돋보이는 자체 개발작 ‘나인하츠’와 ‘데빌리언’, ‘아키에이지’ 등 PC 온라인게임의 유명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신작을 선보인다. 여기에 전략성이 탁월한 차세대 RPG ‘워오브크라운’, ‘킹덤오브워’, ‘마스커레이드’ 등 총 10여 종을 준비한 상태다.
위메이드는 조직개편을 통해 변화를 모색한다. 위메이드는 자회사 위메이드넥스트, 이보게임즈, 위메이드플러스를 독립시켜 독립 운영과 책임을 강화한 바 있다. 특히 위메이드넥스트는 ‘미르의 전설’ IP 기반의 모바일게임을, 이보게임즈는 모바일 RPG, 위메이드플러스는 RPG 요소가 가미된 낚시 모바일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철현 기자 ppchu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