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가 다시 부각되는 이유는?
2016.02.22 18:07:52
[키덜트잇 김형원] “좀 더 편하게 나만의 극장을 만드는 방법이 없을까."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이하 HMD)는 바로 이런 의문에서 탄생된 장치다.
HMD는 ‘머리에 쓰는 화면 장치'로 이해하면 빠르다. 눈앞에 작은 디스플레이 기기를 렌즈 구조물을 통해 잘 보이면서도 크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AV(오디오&비디오) 관점에서 HMD의 선두주자는 일본 소니다. 1996년에 등장한 소니 ‘글래스트론'은 2m 앞에서 50인치 화면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화면 크기를 제공한다는 것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다. 기기는 0.7인치 크기의 액정화면(LCD) 2개와 렌즈 구조물, 사용자 머리에 고정시키는 프레임 등으로 구성됐다.
▲ 글래스트론 1세대 제품 (이미지=플릭커)
글래스트론은 당시 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기기였다. 하지만 기기가 무겁고 사용자가 쉽게 피로해지는 단점이 부각되면서 비인기 제품으로 사라져 갔다. 시간이 흘러 2011년, 소니는 3D 영화붐을 업고 글래스트론의 후계 기종인 ‘HMZ’ 시리즈를 선보였다.
HMZ시리즈는 당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 받던 화질이 뛰어난 OLED를 채용하고 3D 영화를 볼 수 있는 기기로 각광받았다. 안타깝게도 HMZ시리즈는 T1부터 T3까지 3세대에 걸쳐 업그레이드 됐지만, 시장에서는 마니아들에게만 사랑받은 기기로 생을 마감했다.
▲ HMZ-T3W 및 기기 사용예 (이미지=소니)
다시 주목 받는 HMD
최근 가상현실(이하 VR) 장치가 핫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주된 콘텐츠는 ‘게임'이지만, 유튜브 동영상, VR영화, 뉴스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VR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VR의 인기 여파는 기능은 다르지만 겉모습은 비슷한 HMD로 번졌다. 일본 산코는 약 20만원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HMD를 시장에 선보였다. 20만원 초반 가격이지만 풀HD(1080p) 해상도에 HDMI 입력을 지원하는 등 기본기는 탄탄하다. 화면 크기는 3미터 떨어진 곳에서 80인치 화면을 보는 것과 동일하다고 산코는 설명했다.
산코는 자사 HMD를 ‘누워서 게임이나 영화를 즐기기에 최적'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 선전 문구는 현재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에 최적의 문구라 생각한다. 그만큼 세상에는 누워서 스마트폰, 태블릿을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누워서 스마트폰 편하게 보는 것을 돕는 ‘안경’이 등장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웨어러블 HDMI 모니터 (이미지=산코)
누워서 즐기는 게임이야말로 최신 장치인 VR 헤드셋이 따라 할 수 없는 HMD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VR헤드셋은 사용자의 위치, 각도 등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앉거나 서서 게임을 즐기도록 기기와 소프트웨어가 디자인되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사용자 눈에 영상을 비추는 HMD는 이런 제약이 없다.
한 손으로 기기를 잡고 있느라 저린 팔 때문에 손을 바꿔가며 스마트폰을 자주 본다면, 진지하게 HMD 구매를 고려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기사는 '키덜트잇'(Kidultit.com)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키덜트잇'은 프라모델, 피규어, 드론, 서브컬처 등 성인들을 위한 취미 전문 웹진입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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