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와 스마트폰, 경쟁자에서 동지로
2016.02.22 14:48:18
[미디어잇 차주경]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이 경쟁을 멈추고 손을 잡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광학 및 사진 보정 기술이 스마트폰에 도입, 카메라 성능을 높이고 있다. 스마트폰 역시 디지털카메라의 촬영 보조 및 백업 기구 역할을 하며 공생 관계 구축에 나섰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간편하지만, 사진 화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소니, 도시바 등 디지털 이미징 기기 제조사들은 카메라용 센서 기술을 스마트폰에 도입, 이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화소와 회로부 위치를 바꿔 사진 속 노이즈를 줄이는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 위상차 AF 화소를 추가해 자동 초점 속도와 정확성을 높인 하이브리드 AF 기술이 그 예다. 디지털카메라의 렌즈 가공 기술 덕분에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는 꾸준히 밝아지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용 사진 편집 프로그램이 스마트폰에 이식된 점도 눈에 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소가 높아지고 비압축 RAW 포맷까지 등장하며 편집 및 현상 프로그램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어도비시스템즈는 RAW 현상 프로그램 ‘라이트룸’의 모바일 버전을 발표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스마트폰으로 RAW 파일을 촬영해 밝기와 콘트라스트, 계조 등을 수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디지털카메라의 편의성 향상도 돕고 있다. 우선 등장한 것이 사진 자동 백업 및 SNS 전송 기능이다.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고화질 사진을 스마트폰 내 메모리 카드 혹은 클라우드에 저장한 후, 블로그나 SNS, 메신저 등으로 전송하는 것.
디지털카메라용 라이브 뷰 유니트도 스마트폰의 주요 역할이다. 인파가 많은 곳, 하이 및 로우 앵글 촬영 시에는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촬영하기 어렵다.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를 연결하면 시야만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카메라의 위치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 촬영이 쉬워진다. 스마트폰과 연동한 상태에서 조리개, 셔터 스피드와 감도 등 카메라의 각종 촬영 설정을 조절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 간 협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7 시리즈에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를 적용했다. 이미지와 위상차를 동시 측정, 자동 초점 성능을 높이는 이 기술은 주로 중고급 렌즈 교환식 카메라에 쓰였다. LG전자도 스마트폰 G5에 수동 및 RAW 파일 촬영 기능, 배터리와 합쳐진 카메라 모듈 시스템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카시오, 니콘은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공유 기능 개발에 열심이다. 니콘 플래그십 DSLR 카메라 D5와 D500에 탑재될 ‘스냅브릿지’ 기능은 촬영된 사진을 스마트 디바이스에 자동 전송해준다. 물론 스마트폰의 리모트 촬영도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카메라는 고화질 사진을, 스마트폰은 간편한 스냅 사진을 각각 담당하게 되면서 기기 간 역할이 나눠졌다. 업계는 경쟁이 아닌 기술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두 기기를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과 통신 기술이 발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