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6] 'USB-C' 호환성 문제로 애 먹을 듯...'갤럭시S7'은 채택 안해
2016.02.25 09:26:47
[바르셀로나(스페인)=미디어잇 이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향후 충전단자로 USB-C(USB 3.1)방식을 대거 채택할 예정이지만, 마이크로USB를 지원해온 기존 제품과의 호환성 문제로 이용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스마트워치·블루투스 스피커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들이 마이크로USB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7’은 기존 마이크로USB를 고수했고 ‘G5’은 USB-C을 채택했다.
◆ 구글, 차세대 충전 방식으로 USB-C 제시
구글은 지난해 9월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2종의 레퍼런스폰(넥서스X5, 넥서스6P)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의 충전 단자는 종전에 사용하던 마이크로 USB와 달리 새 표준인 USB-C(USB 3.1)를 지원한다. USB-C의 단자 모양도 기존 마이크로 USB와 다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추세에 따라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G5에 USB-C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종전 마이크로 USB는 스마트폰에 케이블을 꽂을 때 위·아래를 구분해 써야 했지만, USB-C는 애플의 라이트닝 케이블처럼 꽂는 방향을 신경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대 10.0Gbps에 달해 고해상도 영상과 음악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으며, 충전 속도도 종전 마이크로 USB보다 빠르다.
USB-C는 기존 USB는 물론 영상 출력과 관련된 HDMI 케이블이나 PC와 모니터를 연결하는 선을 대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물론 일반 가전 제품에서도 채용이 늘어날 예정이다.
◆ USB-C vs 마이크로USB, 스마트폰 제조사의 선택은?
스마트폰에 USB-C 타입이 적용되는 사례는 아직까지 드물다. 구글의 넥서스X5와 넥서스6P가 USB-C를 채용했고, 퀄컴 스냅드래곤 820을 처음으로 탑재한 중국 러스왕(LeTV)의 '르 맥스 프로'도 USB-C를 선택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LG전자도 플래그십 모델인 ‘G5’를 내놓으면서 충전단자를 USB-C로 바꿨다.
◆ USB-C, 종전 마이크로 USB와 호환 안돼
USB-C가 미래 스마트폰의 기본 규격이 되겠지만, 종전 마이크로 USB와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확산의 장애가 될 전망이다. USB-C 타입의 다양한 장점 때문에 구글 넥서스를 시작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새 규격의 등장에 따른 소비자 불편도 적지 않다.
현재 대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마이크로 USB는 지난 2010년 경 도입됐으며, 이 때부터 거의 모든 휴대폰이 종전 20핀 포트를 버리고 마이크로 USB로 갈아탔다. 이후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블루투스 헤드셋, 스피커 등 제조 업체들도 마이크로 USB에 기반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다. 당분간 소비자들이 가진 제품을 충전하려면 USB-C 케이블과 마이크로 USB 케이블을 지니고 다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이패드1·2를 이용하며 동시에 아이폰 신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각 제품의 충전을 위해 2개의 케이블을 항상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 때문에 불만을 터뜨렸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가 계속해서 소형화·슬림화 되다 보니 이를 지원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휴대하는 스마트 기기가 종류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진 기자 telcoji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