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플랫폼이 미래다] SW 플랫폼, B2B와 B2C 신사업 이끈다
2016.02.01 00:20:14
플랫폼을 거머쥔 자가 ICT 시장을 장악한다.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은 인프라와 같아서 SW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은 SW 시장을 주도하고 통제할 수 있다. 드론, 3D 프린터,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분야에서 SW 플랫폼의 역할은 크다. 다양한 영역에서 펼쳐지는 플랫폼 경쟁의 현주소를 미디어잇이 진단해 봤다. <편집자 주>
[미디어잇 유진상] 130여년 동안 미국 제조업의 대표적 기업으로 군림해 온 GE는 최근 가전사업부를 중국의 칭다오하이얼에 54억 달러(약 6조4700억원)에 매각했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로 굵직굵직한 자사의 주력 사업들을 팔고 있다.
그러면서 기업의 조직을 21세기 미래형 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재편했다. 그 중심에 소프트웨어(SW)가 있다. GE는 자체 소프트웨어 센터와 IT 역량, 사이버 보안 사업 등을 합쳐 GE디지털 사업부를 신설했다. 여기에 2020년까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구체적 목표까지 제시했다. 제프리 이멀트 GE 회장은 올해 비전을 발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을 경쟁자로 선정했다.
GE의 이 같은 변신은 SW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거나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선사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파악했을 뿐 아니라 그 신기술의 중심이 바로 SW임을 느낀 것이다.
특히 SW 플랫폼은 인프라와 같다. 때문에 SW 플랫폼을 장악한 국가와 기업은 SW 시장을 장악하고 통제할 수 있다. 데이비드 S. 에반스 시카고 대학 교수는 그의 저서 ‘보이지 않는 엔진’을 통해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가치를 창출하는 ‘보이지 않는 엔진’과 같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SW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SW 플랫폼을 통해 각기 다른 데이터 소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패턴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화 프로세스 실행 방법을 바꿔 생태계 내 상호작용과 프로세스를 보다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직접 비싼 HW 시스템을 구입하고 소유, 관리해야 했던 것과는 다르게 제대로 된 SW 플랫폼을 구축해 놓으면 서비스 형태로 이를 보다 저렴한 비용에 손쉽게 사용하고 협업할 수 있다. 특히 SW 플랫폼은 한 플랫폼 안에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러 사업자와 많은 사용자를 맺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B2B와 B2C 사이에서 신사업을 이끈다
B2C(Business to Customer) 영역에서 대표적인 SW 플랫폼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 등과 같은 OS(운영체제)다. 특히 OS는 모바일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을 통해 과거 데스크톱 OS 시장에 비해 규모와 성격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윈도10을 지난해 출시하면서 PC와 모바일 등의 디바이스를 모두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드론산업에서도 SW는 플랫폼으로써 드론산업의 경쟁력에 보탬이 되고 있다. 여기서 SW는 드론의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SW를 통해 센서와 부품, 기능 등의 관리가 가능하다.
3D 프린터 영역에서도 SW는 핵심으로 선점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 시장에서는 프린터 업체, 오픈소스 업계, 그래픽 업체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VR(가상현실)에서도 SW 플랫폼과 콘텐츠 등이 주도권을 선점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VR은 게임을 비롯해 교육, 커머스 등의 여타 산업이 연계돼 폭발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엄청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성호 디스트릭트 이사는 “VR은 넥스트 미디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2B 영역에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신사업을 이끌 가능성이 훨씬 크다.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는 물론 ERP, CRM, 오피스 등의 미들웨어와 헬스케어 등에서도 SW의 플랫폼으로서의 중요성은 나날이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인프라웨어의 경우 오는 4월 폴라리스오피스의 신규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오피스에 결합해 플랫폼으로서의 오피스 활용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SW기술을 접목한 SW 플랫폼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뿐 아니라 오라클과 IBM 등도 적극적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서비스 SW 플랫폼은 앞으로 계속 출현할 것”이라며 “결국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이 SW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는 발전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co.kr